#자욱한 연기와 시뻘건 불길이 치솟는 어느 건물. 한 소방관이 화재진압을 위해 내부로 진입했다. 내부에서 구조대상자를 발견한 이 소방관은 점점 거세지는 불길로 어려움을 겪지만 침착하게 물을 뿌리면서 구조대상자를 안전하게 밖으로 대피시킨다. 거센 화마로 자칫 위험에 놓일 수 있었지만 소방관은 다칠 염려가 없다. 가상 공간에 구현된 훈련장이기 때문이다.
#한 산림지역. 고배율ㆍ열화상 카메라를 장착한 수소 드론이 상공에서 임무를 수행 중이다. 곧이어 한 시민이 불법 쓰레기를 소각하자 이를 포착한 드론이 현장으로 날아가 “산불이 발생할 수 있으니 즉시 중단하시길 바랍니다”란 안내 방송을 내보낸다. 동시에 이 상황은 관련 부서에 자동으로 전송된다. 자율 임무 수행이 가능한 드론 덕분에 산불을 막을 수 있었던 셈이다.
확장현실(XR)과 드론 기술 적용 범위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 가상 공간 기술을 활용한 소방관의 화재진압 훈련부터 산불 예방 등 재난ㆍ안전 분야에서도 자율 비행이 가능한 드론을 활용하는 등 4차 산업기술을 접목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우리나라에도 XR과 드론 관련 하드ㆍ소프트웨어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이 있다. 전주대학교 교원창업기업 (주)아이팝(대표 박진하)이 그 주인공이다.
‘미래에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만들자’란 비전으로 설립된 아이팝은 드론과 드론 스테이션, 드론 지휘차량, 드론 지상 관제시스템, 수소 드론, 수직이착륙 12시간 장기체공 드론, 가상현실 모션 인식 훈련시스템 등을 개발ㆍ제작ㆍ생산한다.
최근엔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아이팝이란 브랜드를 널리 알리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도약을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센서나 인공지능(AI), 로봇 등 미래 안전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여기서 파생된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하드ㆍ소프트웨어 개발 기술력 갖춘 아이팝
2020년 12월 전주대학교 교원창업 프로그램으로 창업한 아이팝은 재난ㆍ안전 등 특수 분야에 필요한 기술과 제품을 개발하는 전문기업이다. XR사업본부와 드론사업본부, 경영지원부, R&D센터 등으로 구성된다.
현재는 XR 기술 기반 가상훈련 콘텐츠와 함께 이를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 디바이스를 만들고 있다. 드론교통관리(UTM) 기반 드론과 드론 스테이션, 통합관제 시스템 등 여러 분야에서 사용할 수 있는 드론도 개발ㆍ제작 중이다.
지금까지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인재교육 양성을 위한 XR 관련 콘텐츠를 단국대ㆍ전남대학교에 공급했다. 공기업 두 곳에는 가상 공간에서 훈련이 가능한 콘텐츠와 디바이스를 납품했다.
소방청의 ‘실감 기반 첨단 소방훈련시스템 구축 연구개발 사업’에 선정된 아이팝은 사업총괄기관을 맡아 훈련 시나리오와 훈련 평가 시스템을 개발하고 훈련 공간을 구축하는 역할을 한다.
이 사업은 산ㆍ학ㆍ연 5개 기관이 협력해 2025년까지 가상현실 첨단 소방훈련 시나리오와 AI 소방관, 멀티 모션센서, 화재 시뮬레이션 등을 개발하기 위해 진행된다. 시스템은 충남 공주시 국립소방연구원 부지에 들어설 예정이다.
아이팝의 기술력은 재난 안전 분야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인정받고 있다. 2022년 3월에는 작물보호제와 직파용 볍씨 등을 드론에 자동 공급하고 설정 지역까지 자율 비행하면서 볍씨 뿌리기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농업드론스테이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핵심 기술개발의 시작점, ‘R&D센터’
아이팝은 기술개발을 위해 2021년부터 기업부설연구소인 R&D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가상훈련 콘텐츠ㆍ디바이스부터 드론 자율 운행 체계까지 주요 기술 모두가 이곳에서 출발했다.
우수 인력이 포진한 R&D센터에선 가상 공간 이용자나 드론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추적해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동 거리 등을 분석하는 관성측정장치(IMU) 센서 기술을 개발해 냈다. 또 운영자가 드론 상태를 확인할 수 없는 거리에서도 운행할 수 있는 비가시권(BVLOS) 비행 기술 등이 여기서 탄생했다.
특히 XR과 드론 특허출원만 국내 40, 국외 5건에 달한다. 기술력을 인정받은 아이팝은 2022년 독일 뉘른베르크 국제 발명대회에서 삼관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스마트 농업을 위한 무인ㆍ자율 농업드론스테이션으로 은상, 가상 소방훈련을 위한 초실감 햅틱 글러브로 은상과 특별상을 받았다.
현장감 극대화는 물론 임무 수행 분석까지…
XR 초실감 훈련 플랫폼
아이팝의 XR 실감훈련 시스템은 사용자가 VR기기와 모션센서를 활용해 현장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해준다. 가상 세계에서 다양한 환경과 조건을 적용한 뒤 실제 현장처럼 만들어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시스템은 14~17개 IMU센서와 스마트글러브를 활용한다. 3D 휴먼 객체의 부드럽고 사실적인 움직임을 재현하는 ‘시그마 모션-W’와 자체 개발한 광학식 카메라로 다중 사용자의 위치를 추적하는 ‘시그마 옵틱스’, 카메라에서 촬영한 영상ㆍ동작 데이터를 전달받아 사용자에게 훈련 상황을 보여주는 ‘하이브리드 시그마’ 등으로 구성된다.
이를 통해 고위험 훈련에서 사용자가 안전하게 훈련을 체득하고 실제 현장에서 직면하는 위험 상황이나 대처 방법 등을 가상 공간에 접목해 초실감 훈련 환경을 제공한다.
콘텐츠는 고층 건물, 전통시장 등 총 12종의 시나리오로 구성되고 사용자 행동 패턴에 따라 1천여 종의 각기 다른 결말로 마무리된다. 훈련 후엔 데이터 수집ㆍ분석과 움직임 추적을 통해 안전 관련 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판단하는 방식으로 평가가 진행된다.
또 1인이 훈련할 수 있는 개인 훈련장과 다인 협동이 가능한 개인용 훈련 시뮬레이터, 가변형 솔루션 기반 협업 훈련장 등 상황에 맞게 고객이 원하는 대로 종합훈련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아이팝 관계자는 “개인 훈련은 물론 최대 10인까지 동시에 미션 훈련을 진행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며 “운영 중 끊김 현상이 없도록 로직을 개선하고 햅틱 글러브 내구성과 편의성을 높이는 등 하드ㆍ소프트웨어 모두를 강화했다”고 강조했다.
자율 임무 수행이 가능한 드론, ‘아이원 시리즈’
아이팝은 소형 다목적 드론 ‘아이원-SMART’와 중형 다목적 드론 ‘아이원-PRO’, 다목적 수소 드론 ‘아이원-LH260’, 재난특화 액화수소 드론 ‘아이원-LH260D’, 무인 자동화 드론 스테이션 ‘아이원-STATION 100, 200’, 이동형 드론 지휘차량 ‘아이원-DCV100, 아이원-KAT’를 공급 중이다.
이들 드론에는 EO(전기광학)ㆍIR(적외선) 카메라가 탑재돼 정밀한 화재나 산불 등의 감시가 가능하고 LEVEL 5 수준의 자율 운행을 통해 설정한 구간을 자동으로 감시할 수 있다.
재난 감지 시 해당 현장엔 스피커, 관제탑엔 알림창으로 관련 사실을 전달해 신속한 대처를 돕는다. 관제탑에선 드론이 촬영한 영상을 통해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이 중 재난특화 액화수소 드론 ‘아이원-LH260D’는 액화수소 파워팩을 적용해 최대 5시간 비행이 가능하다. 최고 속도는 50㎞/h로 설정에 따라 속도 조절이 가능하고 최대 250㎞까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인공지능(AI) 영상분석 기능을 탑재해 드론이 촬영한 영상을 분석하고 화재나 산불 등 상황을 자동으로 판단한 뒤 알려주는 기능도 갖췄다.
최대 2기의 드론을 탑재하는 이동형 드론 지휘차량은 차량 내에서 드론을 동시에 원격 조종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 현장 도착 후 바로 드론 비행을 할 수 있는 등 긴 시간 비행에도 무리가 없다.
“XR 플랫폼, 드론 기술로 5년 내 코스닥 시장 입성이 목표”
[인터뷰] 박진하 아이팝 공동 대표이사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인지도 높은 XRㆍ드론 전문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제품과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이고 신기술을 개발 중이다. 또 5년 이내 국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아이팝을 이끄는 박진하 대표는 2012년 모션센서 관련 기업을 창업한 이력이 있다. 어려서부터 로봇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로봇 자율 주행 알고리즘의 핵심기술이 모션센서라는 걸 깨닫고 대학원에 진학해 전자공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기도 했다.
“모션센서 핵심 알고리즘 사업화에 집중하던 중 이 기술이 XR 메타버스 플랫폼과 드론 분야에 활용된다는 걸 알게 됐다. 이들 분야에 욕심이 생겨 기술개발에 매진했고 2021년부턴 기존 회사를 정리한 뒤 아이팝에 합류하게 됐다”
박진하 대표는 하드웨어 기반 가상훈련 콘텐츠 제작과 드론ㆍ운영체계 개발을 아이팝의 강점으로 꼽는다.
실제로 아이팝은 ‘광학식 위치 추적 시스템의 3차원 마커 좌표 추정 방법’과 ‘다중 2D 라이다 센서를 이용한 스마트 안전펜스 시스템’, ‘센서 방식 모션 캡쳐 시스템 기반 모션 캡쳐 장치 및 그 방법’ 등 국내외 50여 건에 달하는 하드웨어 기반의 특허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문화재방재드론 구축 연구 및 실증사업’과 ‘실감 기반 첨단 소방훈련시스템 구축 연구개발 사업’ 등 여러 국책사업에 선정되고 지자체에 액화수소 드론과 드론 스테이션, 이동형 지휘차량을 납품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
“가상훈련 콘텐츠에 업무별 프로세스를 적용할 수 있는 하드웨어 기술, 고객과 소통하며 이용자의 니즈가 제대로 반영됐는지 분석하는 소프트웨어 기술이 모두 갖춰졌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한다. 드론 역시 수집된 데이터가 활용될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최근 아이팝은 대전 유성구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2층 규모인 이곳에는 100평 크기의 XR 스튜디오는 물론 직원 복지를 위한 체력단련실과 휴게실, 넓은 사무실 등이 갖춰졌다.
신사옥 마련을 결정한 건 직원들이 좀 더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그간 정밀 테스트를 하기 위해선 전주대학교 리빙랩으로 가야만 했다. 기존 사옥에선 실질적인 XR 테스트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신사옥 마련은 직원들에게 대표로서의 책임감을 보여준 순간이 아니었나 싶다. 그간 고생하는 직원들을 보면서 미안한 마음이 앞섰다.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직원들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신경 쓸 계획이다”
자율과 책임을 강조하는 박 대표는 직원들이 업무를 이해하고 스스로 설정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직원이 성장해야 회사도 발전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직원들에게 발전을 강조하곤 한다. 이를 위해 장학금과 레저 활동, 자기계발 활동, 업무 관련 훈련ㆍ교육 등을 지원하고 있다. 무엇보다 회사에서 발생한 이익은 성과급 형식으로 공유한다. 직원들이 아이팝이란 회사에서 성장하며 행복한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고 싶다”
아이팝은 XRㆍ드론 글로벌 기업을 꿈꾸며 시장 확대를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최근엔 모션센서를 활용해 골프 이용자 움직임을 분석한 뒤 자세를 교정하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B2B에 머물렀던 사업 영역을 B2C로 확장하는 데 한 발짝 다가선 셈이다.
“그간 정부 부처 국책사업과 공기업 대상 제품 공급에 집중했다면 앞으론 원천기술 활용의 폭을 넓혀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자 한다. 이들 분야에서 얻은 피드백으로 더 나은 제품이나 프로그램을 개발해 더 견고한 아이팝을 만들어 나가겠다”
최누리 기자 nuri@fpn119.co.kr
#자욱한 연기와 시뻘건 불길이 치솟는 어느 건물. 한 소방관이 화재진압을 위해 내부로 진입했다. 내부에서 구조대상자를 발견한 이 소방관은 점점 거세지는 불길로 어려움을 겪지만 침착하게 물을 뿌리면서 구조대상자를 안전하게 밖으로 대피시킨다. 거센 화마로 자칫 위험에 놓일 수 있었지만 소방관은 다칠 염려가 없다. 가상 공간에 구현된 훈련장이기 때문이다.
#한 산림지역. 고배율ㆍ열화상 카메라를 장착한 수소 드론이 상공에서 임무를 수행 중이다. 곧이어 한 시민이 불법 쓰레기를 소각하자 이를 포착한 드론이 현장으로 날아가 “산불이 발생할 수 있으니 즉시 중단하시길 바랍니다”란 안내 방송을 내보낸다. 동시에 이 상황은 관련 부서에 자동으로 전송된다. 자율 임무 수행이 가능한 드론 덕분에 산불을 막을 수 있었던 셈이다.
확장현실(XR)과 드론 기술 적용 범위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 가상 공간 기술을 활용한 소방관의 화재진압 훈련부터 산불 예방 등 재난ㆍ안전 분야에서도 자율 비행이 가능한 드론을 활용하는 등 4차 산업기술을 접목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우리나라에도 XR과 드론 관련 하드ㆍ소프트웨어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이 있다. 전주대학교 교원창업기업 (주)아이팝(대표 박진하)이 그 주인공이다.
‘미래에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만들자’란 비전으로 설립된 아이팝은 드론과 드론 스테이션, 드론 지휘차량, 드론 지상 관제시스템, 수소 드론, 수직이착륙 12시간 장기체공 드론, 가상현실 모션 인식 훈련시스템 등을 개발ㆍ제작ㆍ생산한다.
최근엔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아이팝이란 브랜드를 널리 알리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도약을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센서나 인공지능(AI), 로봇 등 미래 안전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여기서 파생된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하드ㆍ소프트웨어 개발 기술력 갖춘 아이팝
2020년 12월 전주대학교 교원창업 프로그램으로 창업한 아이팝은 재난ㆍ안전 등 특수 분야에 필요한 기술과 제품을 개발하는 전문기업이다. XR사업본부와 드론사업본부, 경영지원부, R&D센터 등으로 구성된다.
현재는 XR 기술 기반 가상훈련 콘텐츠와 함께 이를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 디바이스를 만들고 있다. 드론교통관리(UTM) 기반 드론과 드론 스테이션, 통합관제 시스템 등 여러 분야에서 사용할 수 있는 드론도 개발ㆍ제작 중이다.
지금까지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인재교육 양성을 위한 XR 관련 콘텐츠를 단국대ㆍ전남대학교에 공급했다. 공기업 두 곳에는 가상 공간에서 훈련이 가능한 콘텐츠와 디바이스를 납품했다.
소방청의 ‘실감 기반 첨단 소방훈련시스템 구축 연구개발 사업’에 선정된 아이팝은 사업총괄기관을 맡아 훈련 시나리오와 훈련 평가 시스템을 개발하고 훈련 공간을 구축하는 역할을 한다.
이 사업은 산ㆍ학ㆍ연 5개 기관이 협력해 2025년까지 가상현실 첨단 소방훈련 시나리오와 AI 소방관, 멀티 모션센서, 화재 시뮬레이션 등을 개발하기 위해 진행된다. 시스템은 충남 공주시 국립소방연구원 부지에 들어설 예정이다.
아이팝의 기술력은 재난 안전 분야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인정받고 있다. 2022년 3월에는 작물보호제와 직파용 볍씨 등을 드론에 자동 공급하고 설정 지역까지 자율 비행하면서 볍씨 뿌리기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농업드론스테이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핵심 기술개발의 시작점, ‘R&D센터’
아이팝은 기술개발을 위해 2021년부터 기업부설연구소인 R&D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가상훈련 콘텐츠ㆍ디바이스부터 드론 자율 운행 체계까지 주요 기술 모두가 이곳에서 출발했다.
우수 인력이 포진한 R&D센터에선 가상 공간 이용자나 드론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추적해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동 거리 등을 분석하는 관성측정장치(IMU) 센서 기술을 개발해 냈다. 또 운영자가 드론 상태를 확인할 수 없는 거리에서도 운행할 수 있는 비가시권(BVLOS) 비행 기술 등이 여기서 탄생했다.
특히 XR과 드론 특허출원만 국내 40, 국외 5건에 달한다. 기술력을 인정받은 아이팝은 2022년 독일 뉘른베르크 국제 발명대회에서 삼관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스마트 농업을 위한 무인ㆍ자율 농업드론스테이션으로 은상, 가상 소방훈련을 위한 초실감 햅틱 글러브로 은상과 특별상을 받았다.
현장감 극대화는 물론 임무 수행 분석까지…
XR 초실감 훈련 플랫폼
아이팝의 XR 실감훈련 시스템은 사용자가 VR기기와 모션센서를 활용해 현장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해준다. 가상 세계에서 다양한 환경과 조건을 적용한 뒤 실제 현장처럼 만들어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시스템은 14~17개 IMU센서와 스마트글러브를 활용한다. 3D 휴먼 객체의 부드럽고 사실적인 움직임을 재현하는 ‘시그마 모션-W’와 자체 개발한 광학식 카메라로 다중 사용자의 위치를 추적하는 ‘시그마 옵틱스’, 카메라에서 촬영한 영상ㆍ동작 데이터를 전달받아 사용자에게 훈련 상황을 보여주는 ‘하이브리드 시그마’ 등으로 구성된다.
이를 통해 고위험 훈련에서 사용자가 안전하게 훈련을 체득하고 실제 현장에서 직면하는 위험 상황이나 대처 방법 등을 가상 공간에 접목해 초실감 훈련 환경을 제공한다.
콘텐츠는 고층 건물, 전통시장 등 총 12종의 시나리오로 구성되고 사용자 행동 패턴에 따라 1천여 종의 각기 다른 결말로 마무리된다. 훈련 후엔 데이터 수집ㆍ분석과 움직임 추적을 통해 안전 관련 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판단하는 방식으로 평가가 진행된다.
또 1인이 훈련할 수 있는 개인 훈련장과 다인 협동이 가능한 개인용 훈련 시뮬레이터, 가변형 솔루션 기반 협업 훈련장 등 상황에 맞게 고객이 원하는 대로 종합훈련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아이팝 관계자는 “개인 훈련은 물론 최대 10인까지 동시에 미션 훈련을 진행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며 “운영 중 끊김 현상이 없도록 로직을 개선하고 햅틱 글러브 내구성과 편의성을 높이는 등 하드ㆍ소프트웨어 모두를 강화했다”고 강조했다.
자율 임무 수행이 가능한 드론, ‘아이원 시리즈’
아이팝은 소형 다목적 드론 ‘아이원-SMART’와 중형 다목적 드론 ‘아이원-PRO’, 다목적 수소 드론 ‘아이원-LH260’, 재난특화 액화수소 드론 ‘아이원-LH260D’, 무인 자동화 드론 스테이션 ‘아이원-STATION 100, 200’, 이동형 드론 지휘차량 ‘아이원-DCV100, 아이원-KAT’를 공급 중이다.
이들 드론에는 EO(전기광학)ㆍIR(적외선) 카메라가 탑재돼 정밀한 화재나 산불 등의 감시가 가능하고 LEVEL 5 수준의 자율 운행을 통해 설정한 구간을 자동으로 감시할 수 있다.
재난 감지 시 해당 현장엔 스피커, 관제탑엔 알림창으로 관련 사실을 전달해 신속한 대처를 돕는다. 관제탑에선 드론이 촬영한 영상을 통해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이 중 재난특화 액화수소 드론 ‘아이원-LH260D’는 액화수소 파워팩을 적용해 최대 5시간 비행이 가능하다. 최고 속도는 50㎞/h로 설정에 따라 속도 조절이 가능하고 최대 250㎞까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인공지능(AI) 영상분석 기능을 탑재해 드론이 촬영한 영상을 분석하고 화재나 산불 등 상황을 자동으로 판단한 뒤 알려주는 기능도 갖췄다.
최대 2기의 드론을 탑재하는 이동형 드론 지휘차량은 차량 내에서 드론을 동시에 원격 조종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 현장 도착 후 바로 드론 비행을 할 수 있는 등 긴 시간 비행에도 무리가 없다.
“XR 플랫폼, 드론 기술로 5년 내 코스닥 시장 입성이 목표”
[인터뷰] 박진하 아이팝 공동 대표이사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인지도 높은 XRㆍ드론 전문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제품과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이고 신기술을 개발 중이다. 또 5년 이내 국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아이팝을 이끄는 박진하 대표는 2012년 모션센서 관련 기업을 창업한 이력이 있다. 어려서부터 로봇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로봇 자율 주행 알고리즘의 핵심기술이 모션센서라는 걸 깨닫고 대학원에 진학해 전자공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기도 했다.
“모션센서 핵심 알고리즘 사업화에 집중하던 중 이 기술이 XR 메타버스 플랫폼과 드론 분야에 활용된다는 걸 알게 됐다. 이들 분야에 욕심이 생겨 기술개발에 매진했고 2021년부턴 기존 회사를 정리한 뒤 아이팝에 합류하게 됐다”
박진하 대표는 하드웨어 기반 가상훈련 콘텐츠 제작과 드론ㆍ운영체계 개발을 아이팝의 강점으로 꼽는다.
실제로 아이팝은 ‘광학식 위치 추적 시스템의 3차원 마커 좌표 추정 방법’과 ‘다중 2D 라이다 센서를 이용한 스마트 안전펜스 시스템’, ‘센서 방식 모션 캡쳐 시스템 기반 모션 캡쳐 장치 및 그 방법’ 등 국내외 50여 건에 달하는 하드웨어 기반의 특허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문화재방재드론 구축 연구 및 실증사업’과 ‘실감 기반 첨단 소방훈련시스템 구축 연구개발 사업’ 등 여러 국책사업에 선정되고 지자체에 액화수소 드론과 드론 스테이션, 이동형 지휘차량을 납품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
“가상훈련 콘텐츠에 업무별 프로세스를 적용할 수 있는 하드웨어 기술, 고객과 소통하며 이용자의 니즈가 제대로 반영됐는지 분석하는 소프트웨어 기술이 모두 갖춰졌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한다. 드론 역시 수집된 데이터가 활용될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최근 아이팝은 대전 유성구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2층 규모인 이곳에는 100평 크기의 XR 스튜디오는 물론 직원 복지를 위한 체력단련실과 휴게실, 넓은 사무실 등이 갖춰졌다.
신사옥 마련을 결정한 건 직원들이 좀 더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그간 정밀 테스트를 하기 위해선 전주대학교 리빙랩으로 가야만 했다. 기존 사옥에선 실질적인 XR 테스트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신사옥 마련은 직원들에게 대표로서의 책임감을 보여준 순간이 아니었나 싶다. 그간 고생하는 직원들을 보면서 미안한 마음이 앞섰다.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직원들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신경 쓸 계획이다”
자율과 책임을 강조하는 박 대표는 직원들이 업무를 이해하고 스스로 설정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직원이 성장해야 회사도 발전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직원들에게 발전을 강조하곤 한다. 이를 위해 장학금과 레저 활동, 자기계발 활동, 업무 관련 훈련ㆍ교육 등을 지원하고 있다. 무엇보다 회사에서 발생한 이익은 성과급 형식으로 공유한다. 직원들이 아이팝이란 회사에서 성장하며 행복한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고 싶다”
아이팝은 XRㆍ드론 글로벌 기업을 꿈꾸며 시장 확대를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최근엔 모션센서를 활용해 골프 이용자 움직임을 분석한 뒤 자세를 교정하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B2B에 머물렀던 사업 영역을 B2C로 확장하는 데 한 발짝 다가선 셈이다.
“그간 정부 부처 국책사업과 공기업 대상 제품 공급에 집중했다면 앞으론 원천기술 활용의 폭을 넓혀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자 한다. 이들 분야에서 얻은 피드백으로 더 나은 제품이나 프로그램을 개발해 더 견고한 아이팝을 만들어 나가겠다”
최누리 기자 nuri@fpn119.co.kr